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최성룡기자 | 기사입력 2021/01/29 [19:23]

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최성룡기자 | 입력 : 2021/01/29 [19:23]

▲ 「 평온한 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이 들어서...반도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아파트 주민이 영등포 구청에서 일인 시위를 하고 있다.  © 편집국

 

 

영등포구 당산2동 이화산업 부지(영등포구 당산동5가 9-4, 9-9)에 20층 아파트형 공장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아파트형 공장 건축 예정 부지에 접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북측의 아파트 단지와는 불과 10~15m 밖에 떨어지지 않아, 20층 공장에서 밖을 내다보면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주민들의 모든 사생활이 노출되는 상황이다. 또한 주민들은 낮 시간에도 하루 종일 햇빛이 없는 아파트에서 생활해야 한다.

 

▲ 「 평온한 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이 들어서...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 편집국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 노출, 일조권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아파트형 공장 건축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영등포구청은 절차대로 건축허가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영등포구청은 건축관계자에게 협조만 요청했을 뿐, 해당 지역이 용도지역상 준공업지역이기 때문에 20층 공장 건축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 그림 설명 : 중앙에 표시된 부분이 20층 아파트형 공장 건축 예정 부지이며, 그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만약 20층 아파트형 공장이 건축될 경우에는 아파트 건물과 아파트형 공장 건물 간의 거리는 약 10~15m 정도이다.     ©편집국


그러나 영등포구청의 준공업지역이기 때문에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은 주민들의 피해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며, 또한 서울시에서 해당 지역의 관리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위계획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먼저 해당 지역은 준공업지역이지만, 아파트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주거지역에 준하는 관리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지역으로 2030 서울플랜 및 2030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에 명시된 지역이다. 즉, 영등포구청은 상위계획에 제시된 내용대로 해당지역을 관리해야함에도,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상위계획과 관련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등포구 2020년 제7차 건축위원회 심의 의결서 자료에 의하면, 환기시설 이동, 실외기 위치 및 설치에 대한 상세계획 수립, 목재 데크 못 노출 제한 등 매우 단순한 내용만 제시된 반면, 정작 중요한 주변의 아파트 밀집지역 특성 및 상위계획에서 제시된 주거지역에 준하는 관리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 등을 고려하는 심의 내용은 전혀 제시되지 않은 채 조건부 의결로 심의를 통과한 상태이다.

 
다음으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6.14. 선고 2005다72058)에서도 일조권 침해에 대해서는 주거지역, 상업지역 등 용도지역에 상관없이 사실상 주거지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일조권은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판결하고 있다. 즉, 준공업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일조권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20층 아파트형 공장이 건축된다면, 북측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의 대부분의 주민들은 판례에서 제시하는 수인한도를 넘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 「 평온한 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이 들어서...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 편집국

 

 

판결문 내용 중 일부 발췌 :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의 주택과 피고의 오피스텔이 위치한 지역이 비록 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주로 일반주택이 건립되어 있어 사실상 주거지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위 각 건물이 들어선 지역의 토지이용 현황과 실태를 살펴보고, 지역의 변화 가능성과 변화의 속도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의식 등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이것을 바탕으로 원고가 피고의 오피스텔로 인하여 받은 일조방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고, 피고의 오피스텔 신축 당시 건축관계 법령이 상업지역에서의 건축물의 경우 다른 대지상의 건축물을 위하여 보장되어야 할 일조시간에 관한 아무런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거나 피고가 오피스텔을 신축함에 있어 건축관계법령상의 각종 기준에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 평온한 아파트 12m 거리에 20층 공장이 들어서...보라빌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 편집국


이러한 판례 및 서울시 상위계획에 근거하여, 인근 아파트의 주민들은 영등포구청에 일조권 피해 시뮬레이션 분석 및 논의를 요청하였지만, 영등포구청의 답변은 해당 지역은 용도지역 상 주거지역이 아니라서, 일조권 피해 등에 대해서 시뮬레이션 분석도 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조권 피해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간 소송을 통해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영등포구청의 이러한 답변은 한번이라도 주민들이 받게 될 피해에 대해서 생각은 해봤는지, 과연 건축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행정청의 적정한 답변인지 의문이 든다.

 

마지막으로 관련분야 전문가에 의하면, 영등포구청은 건축위원회 심의 및 건축허가 과정에서 충분히 주민들의 사생활 노출 피해, 일조권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러한 피해가 예상된다면 건축심의 보류, 건축허가 보류 등을 통해서 건축허가 진행을 미뤄야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부여된 행정청의 건축심의 및 건축허가의 재량권인 것이다. 영등포구청의 건축허가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은 햇빛 없이 살아야하고, 베란다를 통해서 사생활이 노출되는 주민들의 피해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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